비싼 차 사지마라, 내 경험에서 배운 교훈
비싼 차는 돈 먹는 하마라, 종잣돈을 모아 투자로 돈을 불려야 하는 2030세대가 절대 사지 말아야 하는 사치품입니다.
차에 돈 쓰는 2030 보면 제가 말리고 싶고, 실제로 친한 동생들은 제가 뜯어 말립니다. 제가 해보고 후회하기 때문에 제일 잘 알거든요. 이 블로그 첫 글에 제가 ‘가끔 스스로 뺨을 때리고 싶을 만큼 잘못한 일도 있다’고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 5년간 비싼 차에 돈을 쓴 것입니다.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 저도 중고등학교 때부터 외국 차 잡지를 친구들과 같이 볼 정도로 차를 좋아했는데, 특히 차가 없이는 생활이 힘든 미국에서는 20살 때부터 차가 있었다 보니 운전하는 것과 차를 참 좋아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첫 5년 간은 아우디 A4를 그래도 꽤 오래 잘 타고 5년 간 2천만원의 감가를 보고 팔았으니 나쁘지 않은 소비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부동산, 코인 등으로 자산이 생기고 소득이 많이 올랐던 2017년 이후부터 입니다.
그때부터 제가 샀다 팔았던 차들의 목록입니다. 공유하기도 부끄럽지만, 이렇게 해봤던 제가 제일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이렇게 차에 돈 쓴 것입니다.
- 벤츠 C63 AMG (1년 소유)
- BMW X3 (1년 소유)
- 미니쿠퍼 JCW (2년 소유)
- Audi SQ8 (1년 소유)
- 포르쉐 911 (1.5년 소유)
- 제네시스 GV80 (6개월 소유)
- 랜드로버 디펜더 (8개월 소유)
- 미니쿠퍼 JCW 컨버터블 (현재 소유 중)
- 현대 스타리아 (현재 소유 중)
항상 차를 살 때는 당연히 5년 정도는 타야지 하고 샀었는데, 당시에는 온통 관심이 차로 가있다 보니 또 새로운 차가 나오면 사고 싶고 돈 모이면 차부터 바꾸고 이런 허송세월을 5년 간 했습니다. 이제 두 아이 때문에 패밀리카로 미니 밴 한대, 그리고 마실 겸 드라이브용 미니쿠퍼 한대 이렇게 가지고 있고, 최소 3년은 더 탈 생각입니다.
진짜 부자는 비싼 차를 타지 않는다
많은 재테크 책에서 하는 말입니다. ‘진짜 부자들은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하지 않아 명품이나 비싼 차에 돈을 쓰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투자와 돈 불리는 것에 관심이 가있기 때문에 언제든 살 수 있는 차나 명품을 소비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은 것이죠.

차는 감가상각이 가장 큰 가짜 자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이웃집 백만장자’, ‘백만장자 시크릿’, ‘세이노의 가르침’같은 책부터 수많은 재테크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차에 돈 쓰지 마라. 없으면 제일 좋고 꼭 있어야 하면 분수에 맞게 사라.’
이 이야기를 책과 유튜브를 통해 들었으면서도 저는 외면했습니다. 그 장면이 나오면 ‘응 알았어~’하면서 스킵 했습니다.
차는 구매 후 시동을 걸고 도로를 밟는 순간부터 팔 때까지 매일 감가상각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이라 하기보다 소비입니다. 그리고 차가 무서운 이유는 차에 들어가는 비용이 정말 크다는 것입니다.
비싼 차는 당연히 감가상각이나 대가가 더 큽니다.

제 인생 드림카이던 (지금도 드림카) ‘포르쉐 911’은 2021년도에 2억 500만원에 신차급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2천 키로 탄 중고였는데, 당시 카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신차가격이었던 2억 300만원보다 200만원을 더 주고 사게 되었습니다. 딱 1년 6개월 간 14,000키로를 더 타고 16,000키로 인 2023년 초에 1.75억원에 중고로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벌써 3천만원 손해가 났습니다. 1년 반만에요.
거기다 이 차에 들어간 보험료가 1년에 200만원이었으니 300만원으로 잡고, 윈터타이어에 200만원, PPF, 틴팅 재시공 등에 들어간 돈이 천만원입니다. 1년 반 동안 4,500만원을 잡아 먹은 것인데, 이 돈이면 연봉 1억원 버는 직장인이 월급의 50%를 14개월 동안 저축해야 하는 돈입니다.
4,500만원이면 비트코인 하나를 사서 몇 년 후면 1, 2억이 되어있을 수 있는 돈입니다. 배웠으면 됐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수업료가 큽니다.
그리고 고마력 고성능 SUV를 타봤지만,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어차피 SUV는 덩치가 커서 운전 재미가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묵직해서 민첩하지 못하고 차라리 미니쿠퍼처럼 작은 차가 운전은 훨씬 재밌습니다. SUV에는 더더욱 좋은 엔진 있는 비싼 차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30이 비싼 차 사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이유, 어차피 간지 안난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처럼 1억씩 하는 차, 아니 그보다 더한 포르쉐 카이엔에서 내린다고 누가 알아봐주는 세상도 아닙니다. 이제 한국은 경제적으로 세계 10등 안에 드는 잘사는 나라라서 1, 2억짜리 차가 길거리에 많습니다. 그런 비싼 차 무리해서 사봤자 ‘하차감 제로’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자기가 자수성가했고 돈이 많아도 제 생각에는 2030세대에 포르쉐 911,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스포츠카를 타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좀 날라리 같고 돈 자랑하는 졸부 느낌 나구요.

911, 페라리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성공한 사람이 희끗한 머리 휘날리며 타야 진정한 간지죠. 저도 그래서 911 구매를 한참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소비 대신 저축해서 투자로 부자되자
뒤늦게 정신 차린 저는 올해 초부터 출퇴근은 지하철과 도보로 합니다. 도어 투 도어로 30분 각. 그 중 지하철 역까지 도보가 15분이라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는 요즘 하루 만보 이상씩 걷습니다. 걷기는 육체적으로도 좋고 뇌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되고 운동도 되니 너무 좋습니다.

차를 사면 차 구매 금액 뿐만 아니라 보험료, 수리비, 기름값, 세차비, 주차비, 거기다 주차딱지, 과속위반딱지까지 하면 진짜 돈 먹는 하마입니다. 그 돈이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그 돈을 대신 모으면 한달, 일년, 이년 모이면 엄청난 종잣돈이 됩니다. 그 돈으로 삼성전자, 비트코인을 분할 매수하든, 모아서 부동산 투자를 하든 하면 자산이 불어납니다.
제가 이걸 좀 더 빨리 깨닫고 지난 5년 간 차에 돈 안쓰고 투자에 돈을 더 썼으면, 제 자산은 지금 2배가 되었을 겁니다. 저는 꼭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후회하고 정신 차리는 케이스이지만 여러분들은 저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