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입사 후 FAS에서 일하게 된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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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저는 27살의 나이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FAS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회계법인에 입사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돌이켜보건대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FAS에서 일한 것은 더더욱이요.

FAS는 Financial Advisory Services의 약자로 재무자문을 제공하는 팀입니다. 요즘은 Big 4에서도 Deal Advisory (DA) 등으로 명칭을 바꾸기도 했지만 여전히 금융권 내에서는 FAS 출신이야? 이렇게 물어볼 만큼 FAS라는 말이 많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인정되는 Big 4 회계법인은 딜로이트, PWC, KPMG, E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4사에는 또 크게 4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회계법인 내 4가지 본부

1. 감사본부 (Audit)

2. 세무자문 (Tax Advisory)

3. 재무자문 (Deal Advisory or FAS)

4. 전략컨설팅 (Management Consulting or Strategy Consulting)

회계법인 내 FAS 조직이 인기 있는 이유

이 중에서도 많은 회계사 또는 재직전문가들이 가고 싶어하는 조직이 Big 4 내 FAS 본부입니다. 물론 회계법인의 가장 큰 기능은 감사이기는 하지만요. 회계법인 종사자들이 FAS 본부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그 이유는,

첫번째, FAS가 수익성이 좋고 돈을 잘 버는 본부이기 때문에 성과금에서도 유리하고

둘째, 향후 IB, PE (사모펀드), VC (벤처캐피탈) 등 투자 사이드로 가기에 가장 유리하고 CFO 등으로 가기도 좋은 등 커리어 확장 관점에서 가장 좋은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FAS가 수익성이 가장 좋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감사 (Audit)라는 영역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상법상 감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억지로 받는 것이고, 당연히 기업이 더 높은 돈을 내면서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회계사가 감사를 오면 잘 해주기는 하지만, 돈을 더 내줄 인센티브는 떨어집니다. 

반면에 기업 고객들이 FAS 서비스를 쓸 때는 기업을 인수, 매각(M&A)할 때나 투자유치를 할 때 입니다. 

기업을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서, 또는 최대한 싼 가격에, 기업을 적절히 분석하고 탈탈 털어서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잘 인수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 주로 이런 이유로 FAS 서비스를 필요로 합니다. 당연히 감사에 비해서 높은 비용을 지불할 동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FAS 본부가 다른 본부에 비해 돈을 잘 벌고, 보너스도 잘 줍니다. 

TAX 본부 역시 돈을 잘 버는 조직 중 하나이지만 M&A시 상법상 세무적인 이슈 해결, 세무실사 등 서비스가 주이기 때문에 FAS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리고 전략컨설팅의 경우 Big 4 회계법인은 MBB로 불리는 탑 3 전략컨설팅 펌 (맥킨지, BCG, Bain)에 비해 티어가 떨어지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느낌이 있습니다. 

금융사관학교, 회계법인 FAS

물론 FAS 역시,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으로 대표되는 외사 IB 대비 마이너리그 느낌이기는 하지만 외사 IB가 조단위 딜을 다룰 때 FAS는 백억대, 천억대 딜을 다루기 때문에 독점적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조단위 M&A 또는 IPO 딜은 일년에 몇개 밖에 없지만 수백억대 수천억대 딜을 훨씬 많기 때문에 딜 빈도수에서는 FAS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M&A 자문 실적에 있어서 금액 면에서는 외사 IB가 높지만, 수행 딜 건수는 회계법인 FAS가 훨씬 높음

딜 빈도수가 많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보니 금융권 헤드헌팅 시장에서는 빅 4 회계법인 FAS는 금융사관학교로 불립니다. IB나 대형 PE에 비해 연봉은 떨어지지만 업무강도는 굉장하고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다보니 FAS에서 3-7년 정도 경험을 쌓고 어느정도 인정을 받는 인재가 된다고 하면 금융권 Job Market에서는 상위권 지원자가 되어 갈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그리고 초봉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연봉 인상폭이 크기 때문에 요즘은 6년차가 되면 기본급 1억 이상을 받습니다.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주니어들에게 업무를 주는 역할이 되기 때문에 업무강도도 조금 나아지구요. 

그런 면에서 제가 2013년에 딜로이트 FAS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당시 초봉은 Base 3,500만원이었습니다. 요즘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전문직과 대기업 초봉도 많이 올랐지만, 당시에도 3,500만원은 높은 연봉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같은 학교를 같은 해에 졸업한 동기가 증권사에서 초봉으로 5,000만원 연봉을 받았고 대기업에 들어간 동갑내기 친구가 4,300만원을 받고 시작했으니까요. 당시 저는 보너스 1,000만원 포함 4,500만원이 원천징수에 찍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업무강도로 말하자면, 디폴트가 야근. 출근하면서 당연히 야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녁 약속을 잡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가끔 밤 10시 전에 마치면 아 오늘 일찍 마쳐서 넘 좋다, 집에가서 뭐하지?하고 설렐 정도.

밤을 꼴딱 새어서 일을 하는 것은 일년에 한 5일-10일 정도에 새벽 2시, 3시가 그냥 제일 기본. 요즘은 회계법인이 업무강도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최소한 2013-2017년까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행인 점은 제 실력과 경험이 그만큼 짧은 시간에 일취월장 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2015년부터 인차지 (프로젝트 실무 책임자)로서 업무를 해나가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31살 나이에 대기업 CEO에게 직접 보고를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외국계 사모펀드로 이직하여 기본급 1.1억을 찍고 2019년 보너스 포함 1.5억, 2020년 1.8억원을 연봉 달성이 가능했습니다.

2021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며 총 급여는 줄었지만 스톡옵션을 받았고 2022년 가을에 직접 자문사를 세워 완전한 자유를 얻었습니다. 초봉은 낮았지만 지난 10년을 복기해보면 실수령 월 270만원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본업에서 나오는 월급 외에 사외이사 월급, F&B 매장 투자 배당금, 강의비 등 기타 부수입을 포함하면 실수령 기준 10배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오히려 메릴린치 같은 외국계 IB에서 하루 3-4시간 자면서 갈릴 때보다 실수령 금액은 3배 이상 높아졌지만 시간은 훨씬 더 많은 삶.

다만 연봉을 쫓아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직하는 것은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도 과거에는 이직하면서 돈이나 연봉을 따지면서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더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되거나, 투자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서, 자율성과 권한이 있어서 같은 이유로 이직했고 그 결과 수입은 알아서 커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금융권 꿈나무 동생들을 보면 회계법인 FAS 팀을 많이 추천합니다. 당연히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같은 외국계 IB 들어가면 제일 좋습니다만, 입사를 위한 문턱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회계법인 입사보다 훠어얼씬 어렵습니다.

국내 외사 IB는 이제 개편되어 골드만삭스, 씨티글로벌마켓, JP모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UBS, 도이치뱅크 등 7개 밖에 없습니다. 이 탑티어 IB를 “Bulge Bracket”이라고 부릅니다. 그 아래 스탠다드챠타드, 라자드, BDA 등 미들마켓 전문 외사 자문사들이 있습니다. 

Bulge Bracket은 미국에서도 아이비리그 등 탑 20개 대학교 정도에서만 리쿠르팅을 하고 국내에서도 SKY 아래로는 입사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SKY아래로는 아주 간간히 서성한 정도 지원자가 몇년에 한번씩 붙을 정도)

국내 Bulge Bracket 하우스는 M&A 자문으로 한정할 경우 한 하우스당 인원이 10명 내외입니다. 10-15명… x 7개사를 할 경우 단 100명 내외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곳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대학생, 취준생, 경력직 인원들은 매년 수백 수천명이 됩니다. 그래서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에 회계법인 입사는 그에 비해서는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빅 4 FAS 인원을 다 합치면 3-4천명 정도 될 것입니다. 당연히 더 많이 뽑고 많이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금융권에서 외사 IB가 아니면 빅 4 FAS를 많이 추천합니다. 특히 향후에 사모펀드 등 투자 쪽으로 가고 싶다면요. 투자 쪽 역시 분야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포스팅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특히 제가 회계법인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회계법인 입사 방법, 지름길 등에 대해서도 쓰겠습니다. 

일단 아래 링크를 통해 금융권 입사 주요 6대 요소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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