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생산하라.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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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콘텐츠 소비자 vs. 콘텐츠 생산자

우리는 하루에 엄청난 시간을 콘텐츠 소비에 보내고 있습니다. TV 보기, 유튜브, 남의 인스타 보기 등등. 반면에 콘텐츠 생산은 유튜버, 인플루언서, 블로거들이 하고 있죠.

왜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그런 콘텐츠가 없는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해볼까요? 저는 대학생 신분이던 2012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콘텐츠 내용은 4학년 마지막 학기에 대한 일상 + CFA 시험 준비에 대한 소소한 글들.

별 내용도 없었지만 일주일에 한 개의 글을 꾸준히 썼습니다. 그리고 취준을 하고, 딜로이트 FAS 입사 후에도 조금씩 조금씩 일주일에 하나 정도 포스팅을 했더니 글 200개를 쓰는 동안 구독자 1,300명이 생겼습니다. 그때 나이 고작 27살이었고, 별다른 콘텐츠나 내용도 없었는데도 말이죠.

자신만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콘텐츠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일수록 알려줄 수 있는 것도 많고 콘텐츠도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누구라도 자신의 콘텐츠는 무조건 있고 그 콘텐츠를 봐줄 독자나 청자가 존재합니다.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제가 1일 1포스팅을 해오며 서른 개의 글이 쌓이는 동안 너무나 감사한 것은 벌써 구독자가 17명이나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 중 10명은 제 지인입니다. 제가 주변 지인들에게 블로그를 조금씩 소개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용기가 생기고 감사한 점은 랜덤하게 이 블로그를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 중 7명이 구독했다는 사실입니다. 다 최근에 새로 생긴 구독자들이구요. 주요 검색어로 ‘사모펀드’, ‘IB’등으로 검색해서 들어오셨다가 구독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사실은 저는 ‘펫프렌즈 창업가는 매각으로 얼마를 벌었을까?’ 같은 제목의 콘텐츠들 조회수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까보니 조회수가 가장 높은 콘텐츠는 ‘월스트리트, 수포자의 인생을 바꾼 영화’입니다. 왜일까를 생각해봤는데요. 사람들은 오리지널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 네이버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 말고, 이 사람만의 이야기, 이 블로그에서만 알 수 있는 이야기.

이 세상 모든 이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용기 내어 세상에 알릴 때, 그 콘텐츠를 봐줄 사람이 무조건 있습니다. 10명, 100명, 1,000명, … 10만명… 콘텐츠가 쌓일수록 구독자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도 그 누구라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남들보다 잘하는 영역이 무조건 있거든요.

취준생에 회계법인 입사 1년차에 불과했던 제 꼬꼬마 시절의 콘텐츠는 누가 봐줬을까요? 아마도 20대 대학생이나 취준생, 그리고 저와 비슷한 처지의 주니어들이 보지 않았을까요?

꼭 숙련되고 경험이 많고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것이든, 자신만의 이야기이든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누군가 봐주고 콘텐츠가 쌓이면 팔로워가 증가한다. 간단한 가설입니다.

퀵 배달 기사, 헤어드레서, 대리운전 기사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분들도 유튜브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어차피 돈이 들지 않는다.

퀵 배달하면서 헬멧에 카메라 달고 배달 다니는 모습과 자신의 수입을 공개하는 초보 퀵배달 기사의 유튜브채널 ‘오티티비’는 동영상 110개 올리고 구독자가 4천명 가까이 됩니다. 제가 4-5년간 회계법인, M&A에 대한 블로그 글 200개 쓰는 동안 1,300명 구독자를 모았는데, ‘초보’ 퀵 배달 기사님은 본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으로 구독자가 4천명이나 됩니다.

요즘 백만 유튜버, 수십만 유튜버가 많다 보니 4천명이면 되게 작게 보이시나요? 아닙니다. 엄청난 팔로워입니다. 이제 영상 110개니, 꾸준히 1천개 이상 올리면 구독자 수도 5만명 이상 늘어나겠죠? 그러면 이 분은 수익도 커지고, 그걸 기반으로 나중에 책도 쓸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다양해집니다.

퀵 배달기사 ‘오티티비’님이 유튜브를 찍기 위해 다른 배달 기사 분에 비해 돈을 더 쓸까요? 해봐야 소형 카메라, 마이크 정도 아닐까요? 그리고 편집에 들어가는 조금의 노력. 그것으로 훨씬 더 큰 수익을 만들 수 있겠죠.

‘주대성’이라는 유튜버도 있습니다. 이 분은 공기업을 관두고 유튜버 겸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대부분은 본인이 대리운전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찍어 꾸준히 올리는 것인데요, 구독자가 6만 3천명입니다. 그 중 조회수가 높은 영상들은 ‘고된 노동 탁송 대리운전 하루운행으로 40만원 벌기’, ‘대리운전 중 손님에게 폭행당했습니다.’ 같은 영상들이네요.

대단한 내용이나 정보가 없어도 사람들은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사람들은 ‘넘사벽’이 아닌 나와 비슷한 사람 또는 나보다 조금 앞서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퀄리티보다 양에 집중하자

그리고 명심할 점은 콘텐츠의 질에 집중하느라 생산을 안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기 주저하는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누가 욕하면 어떡하지?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 난 자신이 없는데…

괜찮습니다. 양으로 밀어부치는 게 우선입니다. 양을 늘리려면 콘텐츠를 자주 만들어야 하고 (지금 제가 1일 1포스팅하는 것처럼), 자주하다보면 퀄리티도 점점 좋아집니다.

저도 일단 발행하고, 글에서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뒤에 수정하기도 하곤 합니다. 퀄리티에 치중했으면 지금 쯤 블로그 글은 하나도 못 올리고 혼자 논문 쓰고 앉아 있을 겁니다.

오늘은 무슨 주제를 쓰지? 부터 고민이고 심지어 글을 쓰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습니다. ‘아… 이 주제로는 도저히 괜찮은 글이 안써지네… 그냥 지울까? 아니면 일단 저장해두고 나중에 쓸까?’ 하다가도 일단 닥치는 대로,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써보자.’ 하고 쓰다보면 글을 공개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글을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용기를 가지고 또 새로운 글을 쓰게 됩니다.

콘텐츠 생산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자

콘텐츠를 생산하다 보면 결국 소득도 생기게 됩니다. 문제는 저처럼 이런 주제의 블로그로는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저는 지금 일단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소득 창출은 제가 2-3개월에 한번씩 진행하는 강의에서 나오기도 하니, 이 글을 봐주는 분들이 또 제 강의를 들을 수도 있구요. 향후에는 대면 커리어 컨설팅, 인터뷰 준비 등에 대한 서비스도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고 제공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꼭 돈 때문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까지 들어오면 신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되겠죠?

그러니 콘텐츠 생산은 손해 볼 것이 없는 일입니다. 글 쓰는 것은 그 자체로 두뇌에 엄청나게 좋은 훈련이고, 머리도 좋아지는 생산적인 활동이면서 돈이 들어가지 않고, 잠재 소득원을 늘리는 길입니다.

블로그, 유튜브 등으로 어떤 직업을 가진 그 어떤 누구라도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영원한 소비자로 남지 말고, 오늘 당장, 아니 늦어도 이번 주에는 당장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저도 이만, 유튜브 용 캠을 사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