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순위 – 약정액 vs. 주관적 기준
사실 사모펀드 순위를 매긴다는 것이 기준도 제각각이라 애매하지만, 2023년 4번의 강의를 하면서 여러 번 나왔던 질문이 국내 PE사와 VC들은 어떤 곳이 있고 순위는 어떤지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번도 강의에서 언급한 적이 없는 것은 순위를 매기기에는 기준이 애매해서였는데, 한국인은 역시 줄 세우기를 좋아하니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줄 세우는 기준이 AUM 또는 약정액이기 때문에 약정액 순으로 한번 보고, 그 다음 주관적인 관점에서 제 마음 속 순위를 매겨보겠습니다.

국내 사모펀드 순위 – 약정액 기준

- AUM(Assets Under Management): 운용 중인 자산. LP로부터 조달한 돈 + 수익을 포함한 금액
- 약정액: LP가 PE에 돈을 쏴주기로 약정(약속)한 금액. 향후 PE에서 요청시 펀드에 납입할 금액으로 잠재적으로 AUM으로 편입될 금액
약정액이 곧 펀드 규모를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들이 연봉도 높고 보너스도 잘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딜 하나 당 투자하는 사이즈도 크기 때문에 성과를 내게 되면 성과 보수로 큰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5년 간 3배의 수익을 보고 매각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한 투자 건에 1,000억원을 투자했으면 3천억에 매각, 2천억의 수익이 난 것인데 만약 1조를 투자했다면, 3조에 매각, 2조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죠. 기준수익률(통상 연 IRR 7-8%)을 초과한 수익의 20%가 PE가 가져가는 돈이니 그걸 보너스로 배부할 때는 훨씬 크겠죠?
그래서 약정액이나 AUM은 PE에게 중요한 지표입니다.
자 이제 제 마음속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내 마음 속 순위
약정액 순위가 높다고 모두가 선망하는 PE인 것은 아닙니다.
내가 금융권 직장인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가정하고, 입사에 대한 난이도, 가능성 그런거 하나도 안따지고 골라갈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가고 싶은 회사 순서. 순위를 매기는 방식에 있어서 기준은 이렇습니다.
- 간지: 회사의 명성과 이미지
- 연봉 + 보너스 & 성과보수: 재무적 보상은 언제나 중요
- 딜 사이즈: 클수록 연봉도 높기 마련
-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한 회사: 향후 커리어에 유리한지 여부
- 개인적 관심 분야에 투자 많이 하는지: 소비재, F&B 등
- 소수로 운영되는 독립계인지: 개인적으로 소수 정예 느낌의 독립계PE가 좋음
완전히 주관적인 관점이니 반박시 님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KKR, 칼라일, 블랙스톤, 블랙록, 베인캐피탈 등 대형 외국계는 제외하였습니다. 외국계는 명성으로보나 연봉으로보나 어차피 대부분 희망 1순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생략함 (국내 투자 굉장히 많은 어펄마캐피탈만 포함)
1순위 – 이건 특급 간지야
MBK파트너스 그리고 한앤컴퍼니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PE 하우스. 업계 내 명성, 딜 규모, 과거 실적으로 보나 최고의 회사 둘.
여기는 축구로 치면 레알마드리드, 야구로 치면 뉴욕 양키스임. MBK파트너스, 한앤코 명함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일단 대한민국 금융권에서는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과 같음. 레알마드리드는 PSG 음바페, 맨시티 홀란드도 가고 싶어하는 전세계 축구선수들의 꿈의 구단.


한앤코도 같은 급. 레알에 필적하는 FC바르셀로나라고 해야할까.
둘 다 마음 속 1순위지만 둘다 오퍼 받는다고 상상했을 때는 MBK파트너스를 선택할듯. MBK라는 이름에서 주는 상징적 의미가 조금 더 커보임
하지만 두회사 모두 극소수 엘리트들이 들어가는 회사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고 간지와 명성에 걸맞게 연봉도 최상급으로 지급 받음 (외사 IB보다 당연히 높으니 국내 금융권 중에 탑일듯)
MBK파트너스와 한앤코 출신이면 이 후 퇴사 후에 다른 곳에 입사하거나 내 PE를 차리기에도 최고의 경력임. 회사원 생활 다시 할 생각 없고 내 사업을 하고 있지만 만약 지금이라도 오퍼주면 6개월 내에 퇴사하는 한이 있어도 한번은 가보고 싶은 회사

MBK 파트너스

- 설립: 2005년에 설립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
- 본사 위치: 서울, 광화문 디타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 전역에 오피스를 보유
- 창립자: 김병주 (Michael ByungJu Kim)에 의해 설립. MBK는 마이클 병주 킴의 약자
- 주요 활동: 대규모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구조조정, 전략적 투자에 중점을 둠
- 투자 포커스: 주로 북아시아 시장(한국, 중국, 일본)에 집중하며, 소비재, 금융 서비스, 미디어, 통신, 기술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
- 자본 규모: 수십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관리하며, 대형 인수 합병 거래에 참여
- 주요 거래: 두산공작기계 (1조 투입 후 3조에 매각, 2조 차익), ING생명(현재 오렌지라이프) 인수, 홈플러스 인수 등 대규모 거래로 유명
한앤컴퍼니

- 설립 연도: 2010년에 설립된 사모펀드 회사
- 창립자: 한상원에 의해 설립
- 본사 위치: 서울 광화문 페럼타
- 투자 전략: 중견기업 및 대기업에 중점을 둔 투자
- 주요 활동: 기업 인수, 경영 개선 및 전략적 투자
- 대표적 투자 사례: 현대오일뱅크, 한일시멘트, 현대로템 등
- 접근 방식: 볼트온 투자 선호. (볼트온 투자Bolt-on Investment는 기존의 기업이나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것)
2순위 – 개인적 관심사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어펄마캐피탈



개인적으로 중공업, 화학 같은 업체보다는 소비재 쪽 관심이 더 많기 때문에 그 쪽 관련한 투자를 비교적 많이 집행하는 VIG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 어펄마캐피탈에 관심이 많음.
UCK파트너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우스인데 공차, 메디트 등 다수의 투자 성공 사례가 있음. UCK는 2020년 3차 면접까지 갔었는데 탈락한 부분이 좀 아쉽. 어펄마캐피탈도 최종면접까지 갔고 여기는 친분인들 분들도 있어 가고 싶었는데, 면접 당시 마지막에 메릴린치 IB로 가는 것으로 선택하면서 자진탈락.

VIG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 어펄마 모두 소수로 운영되고 개인적 관심이 많은 소비재와 F&B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 하우스. 위 3사가 투자한 대표적 F&B 포트폴리오는 본촌치킨, 공차, 설빙, 성경식품(김), 매드포갈릭, 환공어묵 등.
아직 엑시트를 못하고 재미를 못본 F&B 포트폴리오가 많은 것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요즘 고객사 중 F&B 회사가 많고 개인적으로 F&B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어 관련 포트폴리오가 흥미를 끔.

연봉도 외사 IB 수준 또는 그 이상을 상회. 소수정예로 운영되어서 보너스 받기도 좋은 구조. 개인적으로 맨시티, 맨유 급 간지라고 생각함
VIG파트너스

- 설립: VIG 파트너스는 2005년에 설립되었으며, 과거에는 Vogo Investment Group으로 시작. 장보고의 보고에서 따온 것으로 외국 자본으로부터 한국을 지킨다는 의미로 창립
- 본사 위치: 서울시 중구 AIA타워
- 투자 초점: 한국 시장의 중견기업 바이아웃에 특화된 투자
- 투자 전략: 금융 서비스, 소비재, 온라인 및 모바일 커머스, 가정용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투자
- 주요 투자 사례: BC카드, 버거킹, 이스타항공, 본촌치킨, 바디프렌드, 쿤달, 프리드라이프 등
UCK파트너스

- 설립연도: 2012년
- 본사 위치: 서울시 서초구
- 개요: 일본계 유니슨캐피탈에서 시작하여 2022년 말, 독립하여 UCK파트너스로 리브랜딩
- 특징: 중견 바이아웃 투자에 포커스
- 주요 투자 케이스: 공차, 설빙, 메디트 등 소비재와 헬스케어 등에 활발하고 성공적인 투자
어펄마캐피탈

- 개요: 스탠다드챠타드PE에서 독립한 독립계 PE
- 본사 위치: 서울시 종로구
- 특징: 중견 바이아웃 투자에 포커스
- 주요 투자 케이스: AJ네트웍스, 삼양패키징, 매드포갈릭, 성경식품, 스무디킹코리아 등
3순위 – 장기간 조용하고 꾸준하게 성장한 소수 정예 펀드
JKL파트너스 & 스톤브릿지캐피탈


간지 레벨 토트넘 핫스퍼급 (순수 개인적 관점)
역시 중견기업 바이아웃 특화된 소수로 운영되는 독립계 PE. 두 회사 모두 예전 PE 생활할 때 업무 미팅으로 여러 번 만난 적도 있고 친분있는 사람들도 있어 자주 사무실 왕래하다 약간 biased 되었을 수 있음.
사무실 분위기 조용하고 간지나며, 분위기 좋아 보임.
그리고 위 1순위와 2순위로 언급한 회사들에 비해 회계법인 출신들이 많아 심적으로 편할듯. JKL파트너스는 특히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들이 창립한 회사이고 대표님이 KPMG 출신.
JKL파트너스

처음에는 투자와 함께 회계법인처럼 재무자문을 제공하다가 세가 커지며 투자로 적극적으로 진출하였고 이 후 사모펀드에서 자리 잡은 하우스. 명성도 있고 투자와 회수 실적도 좋고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세를 키운 회사라는 점에서 리스펙트.
JKL파트너스는 최근, 오랜 우군 하림과 손잡고 HMM 인수 전에 참여 중. 앞으로도 잘 할것 같은 하우스. 그리고 1, 2순위 회사는 광화문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JKL파트너스가 삼성역에 위치한 점이 무척 마음에 듦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역삼역).

그리고, 소프트뱅크벤처스는 VC로 보고 여기에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순전히 주관적 선호도입니다. IMM PE, 스틱 둘 다 크고 굉장한 회사이지만 저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PE 업무만 하는 독립계 PE, 구성원 숫자가 적은 회사만 선호하기 때문에 그 위주로 제 마음 속 순위를 매겼다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
스몰사이즈 PE의 장점
실무진 입장에서 꼭 AUM이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아든파트너스 등 스몰사이즈 PE의 경우 부여된 Role이 크고 그만큼 보너스 (캐리) 비율, 오너십, 자율성이 크게 주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추후 독립해서 본인의 PE를 차린다고 했을 때도 블라인드펀드만 해본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펀드까지 조성해본 경험과 다양한 LP 네트워크는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아든파트너스 노강진 부장은 92년생 나이에 벌써 회계법인 FAS 경력 2년, PE경력 6년차로 만 31살의 나이로, 신생 PE에 사실상 창립멤버로 조인한 후 회사에서 진행된 모든 펀딩, 협상, 투자, 관리 및 엑시트까지 실무 전반에서 광범위한 역할과 폭넓은 LP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회사의 핵심 운용인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역할과 대우는 다른 대형 PE와는 분명한 차별점이 될 수 있고 하우스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본인이 추구하는 커리어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기회에는 국내 주요 VC들에 대해서도 포스팅해볼게요.